공식적인 초등학교 학부모 상담주간은 1학기와 2학기때 한번씩, 총 2번이 있는데, 이때 전화상담 혹은 방문상담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1학기 때는 새학기가 시작하는 시기라, 담임선생님에 대한 인사와 탐색을 위해 방문상담을 신청하지요.
반면 2학기 때는 아이에게 별 문제가 없는 한, 전화상담을 신청하거나 아예 생략하는 학부모님들도 계시더군요.
사실 공공연하게, 담임선생님들은 방문상담보다는 전화상담 또는 생략하는 학부모들을 선호한다는 (업무가 줄어들기에) 이야기가 있는데요. 조금이나마 선생님 수고를 줄여드려야겠다는 생각으로 4학년 2학기 상담주간에는 전화상담을 신청했답니다.
학부모 상담주간-전화상담 질문내용
전화상담을 하면, 일단 선생님을 대면하지 않아도 되서 부담감은 덜하지만, 혹여 서로 할 말이 없어 무음상태가 되면 곤란하죠. 그래서 나름 질문내용을 미리 준비하였습니다.
질문 1. 아이의 교과학습 태도 및 성적
초등학교 단원평가 등으로 학업성적을 가늠할 수 있지만, 엄마표로 교과학습을 시키는 저로선 너무 불안했습니다. 이대로 계속 진행해도 되는지, 맞게 하고 있는지 등 선생님의 객관적인 평가를 듣고 싶더군요. 학원이 아닌 엄마표로 진행해서 부족하지 않을까, 아이를 베리고 있는 건 아닌가 (ㅡㅡ) 라는 걱정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네요. 엄마표로 공부시키는 학부모들의 공통된 고민이겠죠?
질문 2. 학교에서의 교우관계, 사회성
낯을 많이 가리고 새로운 것 보다는 익숙한 것을 선호하는 아이라, 학년이 바뀌면 언제나 신경쓰이는 부분이 교우관계입니다. 요즘 왕따 사건이 심심치 않게 뉴스에서 보도되고 사건사고도 많아, 혹시 내 아이에게도 이런 일이 있는건 아닌지 오버스러운 걱정도 되고, 4학년 같은 반 친구들 보다는 1,2,3학년때의 친구들과 주로 노는듯 보이기에 여러모로 걱정이 되었어요.
아이가 학교생활에 대해 미주알 고주알 이야기 해주면 좋으련만, 간단명료하게만 얘기해서 교실에서 어떻게 생활하는지 구체적으로 알고 싶었습니다.
상담신청을 한 시간이 가까워지니 긴장되네요…
매 해 하는 거지만, 담임선생님은 왜 이렇게 어려운지… ㅜㅜ
딸아이 상담내용 총정리
암튼, 선생님과의 상담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딸아이의 학업성적은 반에서 1~2등에 들 정도로 잘 하고 있답니다. 엄마표로 공부시키는데 매번 90~100점을 유지하는 것은 대단한 것이라며 칭찬도 받았네요. 후훗 ^^ 아마도 아이 성향이 엄마가 이끄는 대로 잘 따라 하나보다 하십니다. 자식이 칭찬 받으니 제가 받는 것보다 더 으쓱하고 좋더군요. 딸래미, 오늘 효도 제대로 했습니당~
그런데…
반에서 수업시간에 떠들어도 용서가 되는 몇몇 아이들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우리 딸이랍니다. 그 만큼 학교에서 말도 안하고 조용하다는 것이겠죠. 쉬는 시간에도 자기 자리에서 그림을 그린다고 하네요. 엥?? 뭐야, 친구가 없는겨???
그러면서 덧붙이시는 말씀이, 아쉽고 안타깝다면서… 음… 아쉽고 안타깝다라~ 왜 그렇게 이 단어들이 제 가슴에 콕콕 박히는지… 선생님께선, 아이가 이런 이유를 학원을 다니지 않아 또래 친구들과의 교류가 없어서가 아닐까 하시더군요. 그러고 보니 딸래미, 논술 빼고 나머지는 다 개인교습 내지 엄마표네요.
하지만, 학교에서의 이런 내성적인 모습과는 달리 학교 밖에서의 모습은 많이 다르답니다. 하교 후엔, 같은 반 친구들 내지 1,2,3학년 때 친구들이랑 놀이터, 친구집 또는 우리집에서 거의 매일 놀다시피 하고 휴일에도 친구들이 불러 놀이터에서 놀다 오거든요.
평소 얌전하고 조용한 편이긴 하지만 학교 아닌 곳에선 친구들과 장난도 치고 얘기도 하며 잘 어울리는데, 왜 학교에서는 다른 모습을 보이는 걸까요? 사적인 공간에서는 친구들과 무난하게 잘 지낸다면 아이의 사회성 및 교우관계는 별 이상없는 게 아닐까요? 친구들이 딸아이에 대해 좋게 생각하고 같이 놀고 싶어 하니 걱정 안해도 될것 같기도 하고….
선생님과의 상담 후, 아이의 심경변화가 있는지, 학교생활에 대한 스트레스는 없는지, 평소와는 다른 모습이 있는지 더욱 더 살피게 됩니다. 참! 아이에게 넌지시 “왜 쉬는 시간에 친구들과 놀지 않고 혼자 그림을 그렸니?”라는 질문에 “귀찮아서, 쉬는 시간이 너무 짧잖아…” 라고 시크하게 대답하네요. 하긴 아이의 성향을 생각해 보면, 그 대답이 너무나 딸래미스러워 마음이 놓이기도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