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갔다 돌아와서 평소처럼 강아지 목욕을 시켰습니다. 그런데 드라이까지 마친 강아지가 한쪽 눈을 뜨지 못한채, 앞발로 눈을 비비며 불편해 하는 거예요.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하고 기다려봤지만, 오히려 눈물이 나며 더욱 심해지는 듯 했지요. 왜 그런지 살피기 위해 강아지 아픈 눈 근처에 손만 대기만 해도 자지러지게 우니 더욱 걱정이 되었습니다 ㅜㅜ
산책가기 전까지만 해도 멀쩡했는데, 혹시 강아지 옷 입히면서 손톱에 눈을 스친 것은 아닌지, 산책하다 나뭇가지에 눈을 찔린 것은 아닌지, 목욕하다 샴푸가 눈에 들어간건지, 아님 드라이하다 눈에 화상을 입힌건 아닌지 등등 행동 하나하나를 되짚어 보며 눈을 뜨지 못하는 원인을 찾게 되더군요. 잘 보살피지 못한 것에 대한 죄책감과 함께요~
혹시 강아지 각막에 상처가 생겨, 시력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닐까 싶어 바로 동물병원에 데리고 갔어요.
동물병원에 도착하니, 세상에~ 앞에 기다리는 분이 7팀 정도가 있었는데 약 2시간 정도 기다려야 한다는 겁니다. 워낙 동네에서 과잉진료 안하고 수의사 선생님도 친절하게 잘 보신다고 소문나서 그런가 봐요. 저마다 강아지를 품에 안고 동물병원 대기실에 앉아 기다리는 모습이 흡사 소아과 모습과 유사하더군요. 그 사이에 저도 같이 앉아 선생님 호출을 기다렸지요~ ^^
오랜 기다림 끝에 우리 강아지 차례가 되어, 진찰실에 들어갔습니다.
강아지는 본능적으로 이상함을 감지했는지, 아님 옛날 병원 왔을때의 안좋은 기억 때문인지 제 품에서 떨어지지 않으려 하더군요. 결국 진찰대 대신 수의사 선생님이 강아지를 안아들고 진찰을 시작했습니다. 흠… 가만히 있어야 정확히 진단할 수 있을텐데, 어찌나 버둥대고 자지러지게 깨갱거리던지…
선생님의 진찰 결과, 눈이 많이 충혈되어 있으나 다행히 각막 상처나 다른 이상징후는 보이지 않는다고 하시더군요. 아무래도 목욕하면서 샴푸가 눈에 들어가 자극이 된 것 같다고 하시며, 샴푸를 씻겨줄 수 있는 인공눈물을 여러번 넣어주시고는 염증을 가라앉히는 안약을 넣어주셨습니다. 실제로 강아지 눈꺼플 안쪽이 많이 빨갛게 충혈되어 있음을 볼 수 있었어요.
삼푸나 비누 등이 강아지 눈에 들어갔을때 할 수 있는 응급처치로는 즉시 눈에 들어간 비누를 씻겨주는 것인데, 이때 물보다는 인공눈물을 사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또한 샴푸가 강아지 눈에 들어간것 보다는 이로 인해 발로 눈을 긁다 생기는 눈의 상처가 더 치명직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눈이 가렵거나 따가울때 긁지 못하다록 넥카라를 반드시 해줘야 한다네요.
진찰을 마치고, 인공눈물과 안약을 처방받았습니다. 강아지가 동물병원 한번 가면 병원비가 엄청나게 나온다는 사실 아시나요? 그래서 강아지 보험상품도 있다지요…
우리집 강아지 진료 및 안과진료 및 약처방으로 19,800원이 나왔습니다. 사실 동물병원에서 이 정도 금액은 그닥 많이 나온것도 아니지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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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눈에 샴푸가 들어가서 병원에 다녀온 그 다음날이 되어도 여전히 강아지의 한쪽 눈은 불편한가 봅니다. 안약을 시간맞춰 넣어주는데도 여전히 눈은 빨갛게 충혈되어 있고, 눈물도 많이 나요… 심지어 눈 뜨는 것이 불편해서인지, 쳐다볼때도 정면으로 보는 것이 아닌 정상인 눈쪽으로 고개를 돌려 보네요. 걱정~걱정~
사람이라면 눈에 샴푸가 들어갈을때 제빨리 대처를 해서 금방 낳는데, 강아지는 주인이 대처해 줄때까지 무방비 상태로 있는 시간이 많아 완쾌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나 봅니다. 강아지 눈에 삼푸가 들어가도 전혀 자극되지 않는 강아지용 저자극 샴푸가 있는지 알아봐야 겠어요.
제발 내일은 아무일 없었다는 듯 완쾌되어 활발했던 강아지 모습을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