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보조교사 면접 후기

나이 40대 후반이 되고 아이도 어느덧 커서 애기때 만큼 엄마손이 필요하지 않은 시기가 오니, 문득 ‘이대로 살아도 되나’ 싶은 허망함과 커져만 가는 아이 학원비 부담으로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에 취업자리를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경력단절 기간이 길었던터라 마땅히 취업할 곳도 없었고, 아무리 아이가 초등 고학년이라지만 장시간 혼자 놔두는 것도 마음에 걸렸지요. 

다행히 대학교때 전공한 학과 덕분에 보육교사 1급 자격증이 있어 어린이집 보육교사로의 취업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시기도 적절하게 때마침 정부에서 일자리 창출 및 어린이집 보육교사 휴게시간 확보를 위한 방안으로 4시간 근무(+ 30분 휴게시간)하는 보조교사 지원사업을 시행했었어요.

결혼 전엔 다른 직종에서 일했었지만 아이를 낳은 후 아이 봐줄 사람이 없어 아이를 데리고 어린이집 보육교사로 근무한 경험이 있기에, 일에 대한 낯설음은 없었어요. 돈도 벌고 아이 하교 전에 근무시간도 끝나고 나름 자격증이 필요한 전문직이기도 하니 보육교사 자격증이 있는 것이 정말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본격적으로 지역명+육아종합지원센터 (예: 서울 육아종합지원센터) 사이트의 구인란에 접속하여 매일매일 보조교사 구인이 떴는지 확인하는 것이 하루 일과였습니다. 육아종합지원센터 구인란의 장점은 내가 일하고 싶은 지역을 동 단위로 구인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는 것이기에, 이동시간을 벌고자 최대한 제가 사는 곳과 가까운 곳을 찾았어요. 그래야 혹시라도 아이에게 어떤 문제나 도움이 필요할때 발빠르게 대처할 수 있으니깐요.

하지만 현실은 제가 생각한 것처럼 만만치 않더군요.
시에서 인건비를 지원하는 어린이집 보조교사이다 보니 일반 담임 보육교사를 구하는 것보다 그 빈도수가 적었고, 나이도 많고 오랜기간 경력단절이었터라 이력서 접수를 해도 깜깜 무소식이였습니다. 이때 새삼 나이가 주는 압박감이 어마무시하다는 것을 느꼈지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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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가정어린이집 보조교사 면접 후기

그러던 중 가정어린이집에서 보조교사 면접을 보러 오라고 전화가 왔습니다. 취업을 준비하며 받은 첫 연락인거죠…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들고 설레임+긴장감+간절함을 안고 아이들 자는 낮잠시간에 맞춰 면접을 보러 갔습니다. 구인정보에는 오전 9시~오후 1시30분 근무 보조교사를 원한다고 써있었는데, 막상 가보니 오전 11시부터 휴게시간 포함 3시30분까지 근무하기를 원했습니다.
그 이유는 기존에 계시던 조리사 선생님이 그만 두어 주방일을 봐달라는 것이었죠. 점심준비+설겆이 및 주방청소+오후간식 준비… 순간 제 얼굴표정이 심각했는지 원장이 조리사 구하기 전까지만 주방일 해주면 된다며 휴게시간 30분은 꼭 챙겨준다 하더군요.

하~ 안그래도 오랜 경력단절 기간과 나이 많음에 조바심이 만땅이었는데, 보육교사 자격증으로 주방일을 해야 하다니 자존감이 바닥을 치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취업의 기회가 영원히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사~알~짝 고민 하는 제 자신이 어찌나 싫던지…

그런데 시지원 보조교사에게 주방업무를 시키면 법적으로 안된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어린이집 시지원 보조교사는 담임교사의 보육, 놀이, 급식 등 영유아 보육에 필요한 업무보조가 아닌 운전, 취사 등 기타 업무를 보조하거나 전담하면 어린이집에 지원했던 인건비가 중단 혹은 환수조치된다고 합니다.

어린이집 근무를 하다 피치못할 사정이 생겨 도와주는 입장으로 잠시 주방일을 한다면 모를까, 처음부터 이렇게 일하는 것은 아닌듯 하여 이 곳은 정중히 거절을 했답니다.

두번째 국공립어린이집 보조교사 면접후기

두번째로 면접봤던 곳은 국공립어린이집이었는데, 오전9시부터 오후1시30분(휴게시간 포함)까지 근무를 원했습니다.

첫번째 면접때 데인것이 생각나 어떤 업무를 담당하게 되냐고 물으니, 바로 답하기를 복도와 같은 공용부분 청소라 하더군요.

그리고 도움이 필요한 반에 투입되어 담임선생님을 도와주면 된답니다. 헐~ 어린이집에서 청소업무는 당연한 것이라 생각했지만, 대뜸 내뱉는 첫마디가 청소라니요… 보조교사의 역할이 담임선생님 업무를 도와주는 거라지만 소속감 없이 이반 저반 떠돌이 생활을 해야 한다는 것도 마음에 걸렸지요. 이렇게 나의 두번째 어린이집 보조교사 면접은 날라갔습니다. ㅡㅡ

세번째 가정어린이집 보조교사 면접후기

첫번째와 두번째 어린이집 면접 후, 어린이집 보조교사에 대해 실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어린이집 보조교사는 정령 잡부인가 싶은 생각까지 들면서 마음을 비우고 있었죠.

그러던 중 가정어린이집에서 면접보라고 연락이 왔습니다.

이 가정어린이집은 집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로 아이 초등학교 앞에 있어 위치적으로 근무하기에 최적이었습니다. 또한 첫번째 어린이집 면접때의 아픈 기억으로 육아종합지원센터 사이트를 통해 이 어린이집 교직원에 대해 미리 알아보니 조리선생님도 계시는겁니다. 우히히~ 먼가 좋은 기운이 느껴지더군요.

이 가정어린이집은 만 0세반이 투담임으로 운영되고 있었는데, 원장님이 그 중 한명의 담임이라 하더군요.

세번째 가정어린이집 보조교사 업무는 오전10시~오후 2시30분까지 만 0세반 담임선생님과 함께 원장님 대신 총 6명의 아이들을 보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이 곳 역시 청소업무는 빠지지 않았는데, 아이들 낮잠자는 동안 유희실(거실) 및 현관 청소, 유희실 교구장 및 장난감 정리, 재활용 쓰레기 버리기 등과 낮잠지도의 업무가 있었습니다.

흔히 가정어린이집에서의 보조교사 업무는 담임겸임인 원장 대신 반을 맡아 일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행히, 세번째 면접봤던 가정어린이집은 투담임이기에 혼자 모든 것을 감당하지는 않을듯 싶더군요. 또 보조교사지만 정교사처럼 보육 및 교육이 주된 업무로 일할 수 있는 것이 전 오히려 좋았습니다.

바로 다음날부터 출근하여 이 어린이집에서 보조교사로 일한지 벌써 1년이 되어가네요.  ^^
물론 그간 일하면서 매일매일 좋았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어느 일이던 안 그러겠습니까? 자기 합리화 + 세뇌 ㅋㅋ
그래도 아이도 케어하고 적은 월급이지만 돈도 벌 수 있으니, 일석이조의 직업이 아닐까 싶습니다.

가정어린이집 보조교사 취업 TIP

혹 가정어린이집 보조교사 근무를 희망하는 분들을 위해 소소하지만 제 경험을 담은 TIP을 드리자면,

  • 조리사 선생님이 계신지 확인합니다.
    가정어린이집의 특성 상 보조교사는 담임겸임 원장의 반을 도와주는 것이 다반사입니다. 그런데 조리선생님이 안계신다는 것은, 원장님이 주방업무를 하신다는 건데, 이렇게 되면 원장님 반 아이들은 오롯이 보조교사의 몫이 되는 것은 말 안해도 알 수 있죠…
  • 시지원 보조교사는 서류업무를 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간혹 어떤 어린이집은 보육일지 및 관찰일지 등 서류업무까지 보조교사가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담임교사가 해야 할 업무로 보조교사가 해서는 안되는 일입니다.
  • 어린이집 보조교사의 업무내용이 명확하지 않습니다.
    시지원 보조교사는 담임교사의 보육, 놀이, 급식 등 영유아 보육에 필요한 업무보조가 아닌 운전, 취사 등 기타 업무를 보조하거나 전담하면 안된다고 명시되어 있지만, 불행히도 영유아 보육에 필요한 업무보조라는 말이 너무도 모호하여 어린이집마다 보조교사가 하는 업무내용이 다 다릅니다. 원장님 마인드에 따라 보조교사 업무내용이 달라진다는 것이죠. ㅡㅡ
  • 동료 보육교사들을 잘 만나야 합니다.
    어느 직장이던 좋은 동료들과 함께 일 할 수 있다는 것은 천운이겠죠. 어린이집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
  • 시지원 어린이집 보조교사 월급은 전국 동일하게 세전 97,3000원입니다.
    시에서 어린이집으로 지원하는 인건비가 97,3000원이며 이 금액에서 사대보험 50%를 제하고 원장이 보조교사 통장으로 입금합니다. 어린이집의 두리누리 적용 여부에 따라 제하는 세금액이 달라 보조교사 실수령액은 모두 같지 않아요. 전 90만원 남짓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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