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임신하게 되면, 아직 만나보지 못한 그 아이에 대해 엄청난 기대와 상상을 하게 됩니다.
이런 기대와 상상 때문인지, 인상깊은 꿈을 꾸거나 주변 지인들이 대신 꿈을 꿔주기도 하지요. 이렇게 임심과 출산을 앞두고 꾸는 꿈을 우리는 태몽 이라고 부릅니다. 태몽을 통해 아이의 성별을 예측하기도 하고, 아이의 성향과 재능 그리고 부의 척도를 점쳐보기도 하지요.
임신을 알게 된 계기
저는 임신한지 7주차가 되도록 아무 이상도 못 느꼈답니다. 그저 회사 안가는 휴일엔 아침 11시까지 늦잠을 자고도 오후 3시가 되면 또 잠이 오는 제자신을 보며 미쳤구나 했어요. ㅡㅡ
그러던 어느날, 사촌 시누이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모래사장이 드넓은 해변가에 검은 조개들이 쫘~악 깔려 있는 꿈을 꿨는데, 태몽 같다며 혹시 임신하지 않았냐고 묻는 전화였어요.
세상 둔한 난, 절대 아니라고 당당히 말했고 그렇게 시간은 흘러갔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회사 출근길에 만원 지하철 안이 답답하게 느껴지면서 호흡곤란, 식은땀과 함께 세상이 노래지더군요. 처음엔 전날 저녁으로 먹은 간장게장이 잘못되어 급체했나 보다 대수롭지 않게 넘겼어요.
하지만 이러한 일이 반복되면서 ‘혹시?’라는 생각으로 임신테스트기를 하게 되었고 결과는 임신… 아마 무뎌도 너~무 무딘 엄마에게 자기 존재를 알리려고 이상증세를 일으켰던건 아니었나 싶어요. 신기하게도 그 이후엔 10달 동안 입덧마저 없이 무던하게 잘 지냈거든요.
결국, 사촌 시누이의 조개꿈은 아이에 대한 태몽이였던 거죠… ^^
조개꿈은 태몽 중 딸을 의미한다네요. 신기하죠? 아이의 첫 태몽에서 딸아이라는 것을 미리 알려줬어요.
조개꿈 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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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사실이 널리 알려지면서 친정엄마와 친언니도 태몽을 꿔줬어요.
친정엄마는 꿈에서 하얀 손수건을 쫙 피더니 4모퉁이마다 파란 풋고추를 수북히 쌓아놓았데요. 흔히 고추 꿈을 꾸면 아들이라 생각하지만, 그 갯수가 많으면 딸이라고 하더라구요. 근데 4모퉁이는 무얼 의미하는 걸까요~ ^^
친정언니는 산 위에 뿔이 엄청 큰 산양 한마리가 본인을 바라보며 서 있는 태몽을 꿨데요.
고추꿈 해몽
산양꿈 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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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역시 테몽을 꿨는데, 무려 3가지나 꿨네요. ^^
첫번째 꿈은, 경계를 알수없는 드넓은 들판과 산에서 제가 목장을 운영하고 있었어요. 푸르른 목장 안에 작은 오두막이 있었고 그 주위로 수 많은 하얀 아기돼지들이 있었는데 제가 방목하며 기르는 애들이였어요. 아무리 꿈이라지만 목장에서 돼지를 풀어놓고 방목하다니, 정말 참신하죠? ㅋㅋ
해가 저무는지 어둑어둑해지는데, 돼지들을 우리 안으로 들여보내야 하지 않냐며 누군가 제게 말을 합니다. 잠시 고민을 하던 저는, 그냥 자유롭게 풀어놓자며 어차피 다 내 땅이니 괜찮다고 하데요… Flex~ 실제로도 이리 부자면 얼마나 좋을까요 ㅡㅡ
돼지꿈 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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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꿈은, 하얀 소꿈을 꿨어요.
인도의 어느 마을인데, 외양간 옆에 주거공간이 붙어있는 집들이 쭈~욱 붙어있는 골목이었어요. 저는 집으로 향하고 있었는데, 집에 도착해 보니 외양간에 있어야 할 우리집 소가 없는거에요.
놀라는 기색없이 자연스레 소가 있을 장소로 이동합니다. 회색 벽돌로 된 골목길의 길바닥이 인상 깊었어요. 골목 막바지에 접어들자, 저 멀리 쭈그리고 앉아 있는 소를 발견합니다. 우리나라 황소와는 달리, 하얗게 생긴 커다란 소였는데 다소 마르고 커다란 뿔이 달린 아우라 넘치는 소였어요. 실제로 그렇게 생긴 소가 있나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인도의 하얀소가 가장 근접하게 생겼네요~
소의 줄을 잡고 이끄니 자리에서 일어나 터벅터벅 함께 집으로 향했습니다. 소꿈은 조상꿈이라고도 하지요. 소를 신성시 하는 인도를 배경으로 꿈을 꾸니, 더욱더 의미를 부여하고 싶어집니다. ^^
흰소꿈 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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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태몽은 정치인들의 선거유세장 화단에 핀 예쁜 튤립을 집으로 갖고 오는 꿈입니다. 당시 제가 조끼를 입고 있는 것으로 보아, 선거유세장에서 자원봉사를 하는듯 했어요. 선거유세가 모두 끝나고 뒷정리를 하는데, 연설단 아래 화단에서 작고 빨간 튤립을 발견합니다. 너무 예쁜 나머지 화분에 옮겨 심어 두손으로 꼭 쥐고 집에 왔어요.
꽃꿈 해몽
선거유세꿈 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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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의 태몽을 정리해보니, 참으로 다양하게 꿈을 꿨네요~ ^^
이 태몽의 주인공인 딸아이는 올해로 중1이 되었어요. 태몽들은 공통적으로 딸아이라는 점, 재물운이 많다는 점 그리고 창작과 관련된 일을 한다고 예견했는데, 어느정도 비슷한것 같기도 해요^^ 하지만 태몽에서 얘기한 만큼 비범하거나 특출나거나 하진 않고 지극히 평범+α 아이예요.
그저 재미로 보는,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는 태몽이지만 혹여 이러한 이야기들이 딸아이에게 플라시보 효과를 가져와 좀 더 긍정적이고 바람직한 삶을 살 수 있도록 가이드 역할을 하지 않을까 작은 기대를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