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에 저장된 사진들을 보면 그 사람의 연령대를 가늠할 수 있다고 해요. 신기하게도 10대와 20대의 핸드폰에는 주로 셀카 등 본인 위주의 사진이 많은 반면, 30~40대는 자녀들 사진이 주를 이룬다고 합니다.
이는 연령대에 따른 주된 관심사를 반영한 것인데요. 10대와 20대의 경우 본인 자신에 대한 관심과 고민이 제일 많은 시기이기에 셀카를 비롯한 ‘나’를 주인공으로 한 사진들을 많이 찍습니다. 이런 시기를 지나 결혼을 하여 자녀를 갖게 되는 30ㆍ40대에는 세상 모든 중심이 아이들 위주로 흘러갑니다.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아이들 모습을 남기고자 매일 사진을 찍게 되죠.
그럼 50ㆍ60대 이후에는 어떤 사진들로 핸드폰 앨범이 채워지게 될까요? 어린 자녀들이 성장하여 사춘기 또는 성인이 됨에 따라 더이상 ‘사진 모델’이 되어주지 않습니다. 특히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는 초상권 운운하며 사진 찍히기를 극도로 싫어하고, 오히려 본인 핸드폰으로 사진 찍는 것을 즐기죠.
피사체가 없어진 50ㆍ60대는 무언가 사진 찍을 대상을 찾습니다. 다시 ‘나’에 집중하며 본인 위주의 사진을 찍으면 좋겠지만, 막상 사진 속의 내 모습은 더이상 예쁘지도, 새로울 것도 없습니다. 오히려 나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내 모습이 부담스럽기만 하죠.
그래서 이들이 찾은 대상은 반려동물 또는 꽃, 나무 등입니다. 묵묵히 사진 모델도 되어주고, 심지어 예쁘기까지 하니 금상첨화 아니겠습니까~ ^^
이번에 나의 핸드폰 앨범의 사진들을 훑어 보면서 현재 나는 어느 시기에 와있나 생각해 봅니다. 맛있게 먹었던 음식사진, 우리집 강아지 사진, 그리고 점점 갯수가 늘고 있는 풍경 및 꽃, 나무 사진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당연히 거쳐야 하는 순리라지만, 아마도 전 중장년층에 접어들고 있나 봅니다. 허망…씁쓸…외롭… 힝~ ㅡㅡ